Turbulent Writing 이영준 퍼포먼스
이영준의 두 번째 글쓰기 퍼포먼스

보통 글 쓰는 행위는 사적으로 이루어진다. 작가 혹은 저자가 남들이 안 보는 어둡고 내밀한 공간에서 자신 만의 어떤 비밀을 글씨로 풀어내는 행위를 우리는 글쓰기라고 한다. 그 결과는 여러 번의 윤문을 거쳐 매끈하게 완성된 하나의 ‘저작(opus)'으로 독자들에게 주어진다. 그러니까 독자는 글쓰기의 과정은 전혀 볼 수 없이, 최종결과물만 받아본다는 점에서 가게에서 포장된 상품을 사는 소비자와 비슷하다. 어떤 소비자도 자신이 사는 물건이 생산되는 과정을 물건 속에서 볼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생산과 소비의 이분법이며, 그것은 과정과 결과의 이분법이기도 하다. 글이 생산되는 속내가 궁금한 독자들은 저자와의 대화 같은 시간을 통하여 저자를 만나서 글쓰기의 비밀을 캐고 싶어 하지만 저자 자신도 자신이 쓰는 글의 비밀을 드러낼 수 없다. 왜냐면 글이란 그것을 쓰는 바로 그 순간, 저자의 의도와 글자와 사상과 재료들이 마구 얽혀서 나타나는 하나의 경기이기 때문이다. 경기에 임하는 두 팀 중 아무리 누가 우세고 누가 열세라 할지라도 그 결과를 정확히 점 칠 수 없고, 그 불확실성 때문에 사람들이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경기를 보듯이, 글쓰기도 재료와 글자와 저자 중 누가 이길 지 알 수 없는 흥미진진한 경기이다. 이제까지 그 과정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을 뿐이다. 글 쓰는 것을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일로 삼는 타고난 저자 이영준은 이미 자신의 글 쓰는 과정을 한 차례 보여준 적이 있다. <조용한 글쓰기>에서 그는 하나의 사상에서 생각이 주욱 풀려나와서 글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찹쌀가루를 빻아서 물에 반죽하여 쪄서 떡을 만들고 썰어서 내가는 일관된 공정을 한번에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일이었다. 그것은 어느 정도 미리 준비된 퍼포먼스였다.

그의 두 번째 글쓰기 퍼포먼스인 에서 이영준은 약간 다른 경기를 보여준다. 여기서 이영준은 준비돼지 않은 글쓰기를 보여준다. 그는 책상 앞에 앉아서 떠오르는 생각으로부터 풀려나오는 글에 자신을 맡기고 마약에 취한 듯 글이 자신을 써나가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다. 여기서 그는 쭉 나아가다가 갑자기 멈췄다가 도로 빨라지는 불안한 속도, 목표를 향하다가 어디론가 빠져들었다가 가지를 치다가 다시 모여드는 예측불가능한 방향성, 생각의 갈래를 잡았다가 놓치곤 하는 산만성을 보여줄 것이다. 아마 글쓰기는 그런 습성들의 결과를 긁어모아서 글자로 물화시켜 놓은 어떤 것 같다. 글이란 저자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생각의 반영이나 표현이 아니라 글 쓰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들의 기록이므로, Turbulent Writing이 얼마나 터뷸런트할지, 어디로 향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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